기사입력 2010-12-02

광주 찾은 박노해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투쟁을 노래한 시인에서 사진작가로 지구촌 곳곳을 누벼온 박노해씨가 광주 전시에 앞서 2일 광주 서구 치평동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에서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3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박노해 시인이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 중남미에서 10여년간 기록해 온 흑백 필름 사진 30여점이 선보인다. <<지방기사 참고>> 2010.12.2 minu21@yna.co.kr

3-30일, 삶과 평화 담은 작품 30여점 선보여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분쟁과 가난의 땅에서 가슴으로 찍은 박노해의 사진전 `나 거기에 그들처럼'이 3-30일 광주 서구 치평동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에서 열린다.

지난 10월 열린 서울 전시에 19일간 무려 1만1천여명이 찾은 이 전시는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광주에서 열리고 80년 5월 당시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과 시민을 가뒀던 상무대가 있던 자리여서 각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박노해 시인이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 중남미에서 10여년간 기록해 온 흑백 필름 사진 30여점이 선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에서 작가는 삶의 기품과 전통의 소중함을 찾았다.

쿠르드 아이들의 `지상에서 가장 슬픈 비밀 공연'은 비밀경찰의 날카로운 감시를 피해 먼 나라 한국에서 온 친구를 위해 춤을 추는 생의 몸부림을 보여준다.

13만장 가운데 130여장을 추려 서울에서 처음 선보인 이 전시는 사진 한장 한장 마다 삶에 대한 애정과 평화를 향한 작가의 열정이 묻어난다.

무엇보다 대립과 갈등으로 치닫는 현대사회에서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작가는 담담한 흑백사진으로 묻는다.

최첨단을 달리는 디지털 대신 낡은 필름 카메라로 담은 사진들은 아날로그 특유의 따뜻함으로 다가온다.

이번 전시는 난민촌 학교 지원을 위해 열리게 됐으며 사진전의 수익금은 가난과 분쟁으로 고통받는 이웃들을 위한 평화기금으로 쓰이게 된다.

30일 오후 6시30분에는 작가와의 대화도 열릴 예정이다.

사진전을 기획한 이기명 한국 매그넘에이전트 대표는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노해는 사진을 찍기 위한 타자가 아닌 그들의 전통과 문화에 스며들어 우리가 됐다"며 "그들의 문화에 대한 존경심에서 이뤄진 작업이며, 빈곤의 삶을 극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를 담은 작업"이라고 평가했다.

박노해씨는 "척박한 토양에서 노동하고 기도하고 폭격이 쏟아진 뒤 재건하는 모습에서 우리가 가야 할 미래가 종자처럼 빛나는 것을 봤다"며 "작지만 기품있게 사는 새로운 삶을 다짐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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