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사진전 - 나 거기에 그들처럼
박노해 사진전 - 나 거기에 그들처럼

 
작성일 : 10-11-12 23:16
그날의 느낌은, 한마디 overwhelmed
 글쓴이 : MJ (202.♡.202.236)
조회 : 2,669  

그날의 느낌은, 한마디 overwhelmed

나는 그날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고, 또 그 동안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을 생각해 보도록 내 스스로에게 강요했다.

그것들에 대해 먼저 적어보겠다. 누군가라도 읽고 있다면, 한번만 그들의 삶을 느끼려고 노력해 보자.

나는 왠일인지 지금도 여러 생각이 얽히어서, 가슴이 심하게 뛰고있다.

 

+ short of 물 & 물긷기

가뭄으로 타죽어가는 식물들, 사람이 마실물도 없기, 물부족, 물길으러 세시간 걷기, 낙타염소를 끌어 물을 긷고, 그러고 난 후 동물들 목부터 축이기

이 모든 것이 생소하다. 물이 부족하면 스프링쿨러로 뿌려주면 되지? 라고 생각한 나의 천박한 상식.

아마존 열대우림과 같이 비가 쏟아지고, 비를먹고 식물이 자라고, 땅속에 지하수가 흐를거라 생각한 나는 아프리카의 반의 반의 반도 몰랐었다.

물을 길으러 세시간씩 걸으며, 강간과 같은 몹쓸 짓을 당하고, 에이즈와 같은 몹쓸 병을 얻게되는 여자 아이들에 대해 혜미에게 들었다.

아프리카 땅에 우물파기 모금이 있다는 것을 원석오빠에게 들었다. 나도 버스기사가 꿈인 아이들을 도와야겠다는 사명이 든다.

 

+ 목화

검고 마른 손으로 하얀 목화를 따는 수단 여인들.

건기에 피어나는 목화 솜은 포근하지만, 그 꽃받침은 손가락을 벨 정도로 날카롭다.

하얀 솜으로 짜낸 직물에는 그녀들의 핏방울이 스며 있다.

 

종이에 손가락을 스치는 것은 상상만 해도 벌써 찌릇찌릇하다.

하얗고 포근한 솜의 탄생의 비밀, 수확자의 핏방울과 땀방울은 생각해내기 참 힘들다.

누가 시인아니랄까봐 시각과 촉각을 대조적으로 자극한다.

 

+ Kurdistan

쿠르드, 어떻게 27해를 살아오면서, 이 나라를 처음 들었을까. 나는 늘 반성한다. 나의 무관심을.

쿠르드인들은 힘들 때면 언제나 산을 바라본다고 말한다. 눈 덮인 산맥에서 쓰러져가는 어린딸과 아들들이 있기에.

지상에서 가장 슬픈 비밀공연, 단 한 명의 관객인 나를 앞에 두고 감춰둔 전통복장을 꺼내 입고

금지된 모국어로 노래하고 춤추는 시리아 사막의 무릎 꺾인 어린 낙타들

 

쿠르드인(쿠르드어: کورد)은 중동의 쿠르디스탄에 사는 산악 민족

+ 인구는 2500만-3000만 명, 독자적인 국가를 가지고 있지 않은 민족으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음

쿠르드인의 거주지는 중세부터 근대에 걸쳐 광대한 영토를 유지한 오스만 제국에 있었지만,

제1차 세계 대전에서 오스만 제국이 지고 영국과 프랑스에 의해서 만들어진 자의적인 국경선에 의해

터키, 이라크, 이란, 시리아, 아르메니아 등에 분단 되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이 되면서 문화적인 압력으로 정치 세력이 탄생해 큰 인구를 거느리는 터키와 이라크에서는

분리 독립을 요구하게 되었기 때문에 자주 박해를 받게 되었다.

 

정치적탄압

동남부 지역에 위치하고 있던 쿠르드인은 오스만 제국의 후신인 터키 공화국에 편입되었고,

이후 터키 정부에 의해 오랫동안 쿠르드어 방송과 교육이 법적으로 금지되는 등 정책적인 탄압을 받아왔다.

이것은 쿠르드인의 반발을 야기해 쿠르드인 독립 국가 건설을 기치로 내건 쿠르드 노동자당이

터키 정부를 상대로 끊임없이 테러를 감행하는데 일조했다.

+ checkpoint and humiliation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마을에서 마을로 이동할 때면 긴 줄로 세워진 채 이스라엘군의 체크포인트에서 치욕적인 검문을 받는다.

체크포인트는 저녁 9시면 통행불가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체크포인트 앞에서 인생의 1/3를 보낸다.

내 나라 내 땅에서, 나는 날마다 걸어다니는 수인입니다.

 

아아, 통금과 검문.

너무나 자유롭게 살고있는 내가 이런 곳에서 생을 살 수 있을까?

인생의 1/3이나 되는 시간을 뭔가 숨겨가져가는 것이 없나 옷을 모두 벗고 다시 입는 치욕속에서 살아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그들이 싸우는 것은 어찌보면 참, 당연하다.

 

+ 안데스고원의 감자캐기

안데스의 농부들은 세계에서 가장 험한 지형에서 감자를 심고 알파카를 치며 8천년을 살아왔다.

스페인 침략자들에게 비옥한 땅을 빼앗기고 해발 4천 5백미터 만년설산까지 쫓겨 올라왔다.

안데스 고원의 감자밭은 춥고 척박해서 한 번 감자를 수확한 땅은 6년동안 쉬게 해야한다. 넉넉한 땅은 있는 것일까?

 

나의 신혼여행지, 안데스고원!

나는 이 만년설산을 스키캠프로만 생각했지, 인류의 감자종갓집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스페인침략자들이 땅을 빼앗고, 십자가를 올리고, 정복을 기뻐하는 동안,

농부아주머니 아저씨들은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비탈에서, 전세계에 감자를 공급하고 계셨다.

그곳이, 그토록 험하고 척박하지 몰랐었다.

 

+ short of 평지

축구도 하고 싶고 달리기도 하고 싶어요. 70여 명의 아이들이 사는 가파른 산 동네에는 평평한 공터도 없고 나무 한 그루도 없다.

아이들은 학교에 다녀와 무거운 물통을 들고 수백 개가 넘는 아찔한 계단 길을 걸어 집안일을 돕는다.

원주민 아이들의 앞길엔 비탈만 놓여 있지만, 그래도 심장은 강인하고 우정만은 단단하다.

 

공은 둥글어서 물처럼 아래쪽으로 흐르는데, 평지가 없는 곳에서 어떻게 축구를 할까? 떨어진 공을 줍기위해서 공보다 빠른 속도로 달려야한다.

달리면 오르막길 혹은 내리막길, 옆으로 달린다고 하여도 땅과 직각이 되기엔 중력의 영향을 안받지 아니할 수 없는 비탈

평평한 땅을 스페인 정복자에게 빼앗기고, 비탈로 비탈로 쫓겨온 원주민들

평지도 공기도 부족한 그곳의 아이들을 위한, 평지만들기 운동도 있다고 한다.

 

 

 

+ 박노해

엄마와 아빠가 태어난 해의 중간정도에 태어난 박노해의 겉모습은 너무 내츄럴하여 마치 도인과 같았다.

그 내츄럴을 파헤쳐 온화한 얼굴을 찾아내면, 너무나 편안하고 욕심이 없어, 마치 엄마와 나의 중간정도에 태어난것처럼 젊게 보인다.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중남미의 대부분의 사진을 못 보았지만, 그의 생김새를 엿볼 수 있었고, 그의 목소리와 생각을 엿들을 수 있었다.

 

첫 이야기는, 어느 어부의 이야기 였다. 휴양온 부자부부가 가난한어부에게 묻는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왜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지 않는것이오? 이른 아침에 나가 오늘 잡을 물고기는 다 잡고 돌아왔소.

청소년이 성장을 하기위해 먹어야하지만, 다 자란 사람의 탐욕은 낭비다. 라고 생각하는 박노해의 요지를 담은 에피소드다.

Certain level에 도달하기까지는 hard working 해야한다고 믿고있는 나이기에,

블로그에 적정량의 글을 모으기위해 글쓰기도 열중하던 나였고, 스노볼효과를 누리기위해 일정금액까지 주식투자이익금을 재투자하는 나였다.

아직 청소년이기에, 성장하기 위해 더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나이지만,

욕심이 많은 나이기에 스스도로 그 certain level의 기준은 과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깊이 든다.

어느정도 모으면, 나눠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제, I need to figure out that 어느정도가 어느정도인지.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나눠줘야하는지.

 

+ 좋아하는 작품

아름다운 것들은 제자리에 있다, Every beautiful thing has its own place, Ethiopia, 2009.

내일은 둥글다, Tomorrow is round, Sudan, 2008.

안데스 고원의 들녘, The fields of the Andean highlands, Peru, 2010.
리마의 상징인 십자가상 뒤편, Behind the crucifix, symbol of Lima, Peru, 2010.

아이들의 유일한 놀이터, Children's only playground, Peru, 2010.

가파른 해발 4천 5백 미터의 감자 수확, Potato harvest at 4,500 meters, Peru, 2010.

 

+ 문득문득 떠오른 생각

나는 참 편협한 사람이다. 전시회를 쭈욱 돌면서, 나의 그 나라에 대한 이미지는 내가 만난 그나라 사람들 몇몇으로 각인되어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부족한 샘플로 그 나라의 이미지를 파악하려 들었고, 그것은 대개 부정적인 것이었다.

터키, 어학연수 때 본 남자터키인은 bossy했고, 여자터키인은 gloomy 했다.

아프리카, 키크고 시원시원한 아프리카 여자는 내게 극단적으로 drama를 좋아하고, attitude가 있는 느낌이다.

인도, 작지만 콧대높고 단단한 인도 여자, 자기주장 강하고 술먹으면 보고있기 민망할 정도로 잘노는? 취한느낌이다.

나의 이런 부정적인 견해들 버리자.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것이다.

MJ, 더 많은 사람을 만나보고, 더 좋은 사람을 만나보고, 섣불리 판단하려 들지 말며, 좋은 사람을 좋게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자.

 

갈수록 상황이 참 나아지는 구나. 전시회는 아프리카로 시작해 중동, 아시아, 그리고 중남미를 향한다.

아프리카는 기본적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 상황이며, 중동은 영토를 빼앗기고 전쟁이 시달리며, 가족을 잃고있다. 처참하다.

아시아는 미칠듯한 고원에 자리잡고 살고있거나, 쓰나미로 많은 것을 잃거나, 카스트제도 하에서 살고있으며, 예전에 게릴라전을 벌였다.

중남미는 예전에 스페인 정복자에게 땅을 빼앗겼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강인함을 지키며 살고있다.

갈수록 그나마 상황이 참 나아지는 구나. 지금 힘든 사람들, 이내곧 나아지길 바라오.

문명의 이기가 그들에게 득이될지 실이될지, 부디 이미 갖춘자들 너무 욕심내지 마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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