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사진전 - 나 거기에 그들처럼
박노해 사진전 - 나 거기에 그들처럼

 
작성일 : 10-01-22 13:12
[윤도현밴드 인터넷 생방송] 박노해 시인 사진전을 다녀오고 부른 평화의 노래
 글쓴이 : 한겨레 (211.♡.149.133)
조회 : 2,256  

<편집자주> 이 기사는 윤도현 밴드 온라인 생방송 '온 에어 와이비'를 취재한 것입니다.
박노해 시인 사진전을 다녀간 윤도현님이 방송에서 즉석 평화공연을 열었다고 합니다.
그 일부 기사를 발췌했고, 기사 원문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 윤도현 밴드가 21일 저녁 합정동 연습실에서 인터넷 생방송 ‘온 에어 와이비’를 진행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제공 사진가 이기태(www.leekitae.com)

가수 윤도현씨가 1.5리터 콜라병을 손에 들고 20평 남짓한 서울 마포구 합정동 연습실에
어슬렁어슬렁 들어왔다. 21일 밤 10시, ‘온 에어 와이비(On Air YB)’ 3번째 방송의 시작은
그저 평범했다. 얼굴도 다소 초췌해 보였다. 얼마 전 입은 어깨 부상 때문이었을까?
그는 무심한 듯 마이크를 잡고 멤버들에게 오늘 만들 노래 내용을 설명했다.


▶중간 중간 가사라며 채팅방에 마구마구 댓글

“자. 이야기만 짜 왔어요. 어떤지 들어봐요. 얼마 전 박노해 시인 사진전을 다녀왔는데
중동지역에 가서 목숨 걸고 찍어온 사진이더라고요.
‘팔레스타인 장벽’이란 게 있는지
처음 알았어요. 장벽은 옛날 베를린 장벽과 한반도 휴전선만 있는 줄 알았는데….
비슷한 게 또 있더라고.

그래서 이라크 같은 곳에 가서 평화 공연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봤어요. 뭐, 어때요.
상상으로는 어디든 가잖아요. 우리가 이라크에 공연 간 것으로 칩시다.
관객은 얼마 없어요.
근데 갑자기 군대가 나타나 우리보고 나가라 그래요. 우리는 안 가요. 군대가 총을 쏴요.
제가 맞아요. 여기쯤에서 음악이 한번 끊겼으면 좋겠고요. 이어서 슬픈 음악이 나왔으면
해요. 그러다 제가 갑자기 ‘나 죽지 않았어. 총알 비켜갔어’라고 외쳐요. 전 영웅이 돼요.
‘U2’의 ‘보노 형님’이 우리에게 격려 전화해요.
그리고 5월 18일에 우리가 함께 공연하는 거에요.”



설명을 듣고 있던 윤도현 밴드의 멤버 허준, 김진원, 박태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몇 마디 주고받은 그들은 기타와 베이스를 집어들었다. 자연스레 연주가 시작되고
가사에 살이 붙었다. 즉석 작곡이 시작된 것이었다. 시청자들은 윤도현 밴드의 누리집(
(www.ybrocks.com)에 개설된 채팅방을 통해 왁자지껄 떠들었다.
중간 중간 노래 가사라며 마구 댓글을 날렸다.

“사막에 희뿌연 모래 바람 헤치고.”
“콧물도 눈물도 흙먼지에 말라버리고.”
“징기장가, 징기장가.”



▶제멋대로인데다 불친절하기까지 해도 ‘얼씨구!’

» 어떤 가사가 좋을까? 윤도현 밴드가 21일 저녁 합정동 연습실에서 인터넷 생방송 ‘온 에어 와이비’ 3회를 진행하면서 멤버들끼리 이야기하고 있다. 제공 사진가 이기태(www.leekitae.com)
멤버들은 화음을 맞추고, 채팅방을 확인하고, 가사를 적고, 자기들끼리 노닥거리면서, 다
시 노래를 부르고…. 1시간 남짓 무대 위를 방방 뛰어다녔다. 그리고 만들어진 짧은 노래.

“우리는 갑니다. 갑니다. 갑니다. 위험한 곳으로. 곳으로. 곳으로. 곳으로. 위험한 곳으로
갑니다.”

가사와 멜로디는 힘이 있었지만, 어딘가 부족했다. 그리고 윤씨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오늘 신곡 만들기는 여기까지만 합시다. 신청곡 받겠습니다”라며 기타를 놓았다.

윤도현 밴드의 난장 인터넷방송 ‘온 에어 와이비’ 3회는 또 한 번 거침없이 형식의 파괴를
선보였다. 제대로 난장이었다. 제멋대로였고 심지어 불친절하기까지 했다. 애초 품었던
‘시청자와 함께 곡 만들기’ 목표를 애써 달성하지도 않았고, 방송 준비도 최소한에 그쳤다.
반면, 윤도현밴드는 이날 어느 때보다 자유로웠고 시청자들은 편안해했다.
연주자나 시청자나 모두 형식 없는 방송 그 자체를 즐겼다.

윤도현밴드는 3회 ‘온 에어 와이비’에서 시청자와 함께 곡을 만드는 ‘와이비 뮤직 팩토리
(YB MUSIC FACTORY)’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애초 시청자의 의견을 받아 가사와
멜로디까지 함께 만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윤도현씨는 “윤도현 밴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다 생각하게 된 프로그램”이라고 윤도현씨는 설명했다.
또 다른 ‘무한 도전’이었다.

그러나 무한도전의 ‘무한’은 없었다. 윤도현 밴드는 이 도전을 아무렇지 않은 듯 중간에
접었다. 1시간 조금 넘는 기간 동안 한 소절 정도 곡을 만들다가 중간에 그만뒀다.
게다가 이들은 방송 중간 별다른 멘트도 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웃고 떠들거나 혹은
구시렁거렸다. 채팅 창을 보면서 “이 가사 좋네”라고 몇 마디 하다가 또 한 10분 동안
별 얘기 없이 곡을 연주해버리기도 했다. 난잡스럽게까지 느껴지는 방송 진행에
당혹스러웠다. 진짜 ‘무한도전’을 기대했다면 적잖이 당황했을 상황이었다.


▶일방적 기대에 부응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기대하지 않고

» 윤도현 밴드의 멤버인 박태희씨가 21일 저녁 합정동 연습실에서 인터넷 생방송 ‘온 에어 와이비’ 3회를 진행하면서 월드비전 후원계좌가 적힌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제공 사진가 이기태(www.leekitae.com)
하지만, 당황한 것은 나뿐이었을까? ‘새로운 내용이 담긴 기사를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 기자적 근성이었을까? 방송을 보던 누리꾼 그 누구도 ‘왜 곡 만들기를 멈추느냐’고
따지지 않았다. ‘왜 이야기 없이 노래만 하냐’고 묻지도 않았다. 방송을 하는 윤도현 밴드와
이를 지켜보는 누리꾼 모두 ‘그러거나 말거나’, 시쳇말로 ‘쿨’하다. ‘일방적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 것. 일방적으로 기대하지 않는 것.’ 어쩌면 그게 인터넷 방송에 생명을 불어
넣는 힘인 듯 보였다.

윤도현은 방송이 끝난 뒤 “평소에도 곡을 만들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으면 중간에 곡
만들기를 멈춰버린다”고 말했다. 어떤 성과물이 아니라 곡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방송 목표였기에 중간에 곡 만들기를 멈춰버린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러고 보니 참으로 그럴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꾸미지 않는 소통.
미리 결말이 짜이지 않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소통.’ 그래서 지루하지만, 신선했다.
오늘 방송의 연출을 맡았던 탁현민씨의 이야기다.

“인터넷 방송은 ‘브로드 캐스팅(broad casting)’이 아니라 ‘로우 캐스팅(low casting)’입니다.
이 방송을 보겠다고 찾아온 소수만을 위한 방송을 해야 합니다.
그게 공중파 방송과 다른 것이죠. ‘온 에어 와이비’는 이런 기조를 지켜나갈 겁니다.”

4회 ‘온 에어 와이비’ 방송에서도 공중파에선 볼 수 없던 윤도현 밴드의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기대한다. 누리꾼은 오늘처럼 ‘그러거나 말거나’ 자세로 무심한 듯 기다릴 것이다.
그렇게 서로 서로에게 부담주지 않고 자유롭게 즐기는 방송. ‘방송의 고정관념에 거침없이
하이킥.’ 그게 윤도현 밴드 ‘온 에어 와이비’다.


글 허재현 기자catalunia@hani.co.kr, 영상 박수진 피디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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