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사진전 - 나 거기에 그들처럼
박노해 사진전 - 나 거기에 그들처럼

 
작성일 : 10-01-15 16:17
[후기] 라 광야... 그리고 박노해~
 글쓴이 : 바람꽃 (211.♡.149.133)
조회 : 3,256  























군시절 수많은 추억록을 만들 때 <썩으러 가는 길>을 꼭 넣었는데
당시 나만의 모반이었고 통쾌해했던 기억이 있다.
<노동의 새벽>을 읽을 때의 가슴 벅참(지금도 노래로 부를 수 있다)...
<이불을 꿰매면서>를 읽을 때의 찡함...
그런데 <사람만이 희망이다>를 읽을 땐 그 결이 전과 다름을 느끼고 의아해했었다.

박노해,김진주,백태웅 그리고 사노맹...
지금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단어다.
아마도 청년기에 접한 기억이 투사되어서이리라.
그 박노해를 만나러 갔다.

빛으로 쓴 시...
기교적인 측면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작품을 계속 보면서 그 생각은 사그러졌다.
이야기가 있는 사진...
급박함 속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찍었구나.
그리고 스쳐지나가는 게 아니라 그들의 삶 속에 녹아났구나...

도록에 싸인 받는 시간!

"하시는 일은..."(아마 싸인할 때 넣는 글을 다르게 쓰기 위함일 듯...)
"공사현장의 타워 크레인 기사입니다.80년 대에 노동의 새벽에 빠졌고 지금도 외울 수 있어요.
설렘과 불안함이 교차되며 왔어요.혹,시대에 쳐져서 김 아무개 시인처럼 될까봐서요~"
"노동으로 다져진 사람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도 그 걸 확인해서 좋네요.<체크 포인트>가 가장 인상적입니다."
"촬영 금지구역인데 다행히 찍었죠.
그곳에선 주머니에 손을 넣어도 허리만 숙여도 이스라엘 군인들이 총을 쏘는 곳이랍니다.

내가 머뭇거리자 옆에 있던 무슬림 어머니께서 한 손을 자신의 가슴에 얹으며 천으로
카메라를 가려주더군요.가슴에 손을 얹는 것은 난 죽어도 좋다는 뜻이라고 봐요.
난 죽어도 좋으니 세상에 알려달라 라는..."

악수를 나누는데 시인이 왼손을 그 위에 얹었다.

뜨거움...

어떤 동지적 연대를 느끼는 순간!

다음주 일요일 작가와의 시간을 신청하고 왔다.
아직도 80년 대 언저리에서 헤매고 있으며
현장에서 막일을 하는 요즘에 느끼는 감정들을 토로하고 싶다.
노동은 신성하지도 않고,노동자들은 역사의 주인이라는 말이 공허하게 느껴지며
외국인 노동자들과 부대끼다보니 인종차별주의자가 되어간다고...
책상 앞에서는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를 외치며 고상한 얘길 할 수 있어도
막상 현장에서 부딪치면 그렇지 않더라고...
그리고 이런 시각으로 변해가는 내가 싫다고...
도록에 실린 시인의 글 마지막 부분을 인용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중동의 골목길에서는
폭음이 울리고 아이들과 여자들의 울음 소리가 흐르고 있다.
흐르는 눈물을 카메라 뷰파인더에 가리며 사진을 찍고 있는 나에게
젖은 눈빛으로 다가와 건네던 그분들의 말을 그대에게 전한다.

"총알은 언젠가 바닥이 나겠지만
샤이를 마시는 건 영원하지요.
먼데서 온 친구여,우리 함께
갓 구운 빵과 샤이를 듭시다."



나눔소희 10-01-18 11:33
 211.♡.149.138  
'라 광야' 현장에서 남다른 진지함과 눈빛이 인상적이셨습니다. 두번... 다녀가시지 않았어요? 노동현장에서 느끼시는 소회들 저희 후배들과도 나중에 나눠주세요. 추위에 건강!하셔요.
바람꽃 10-01-18 16:42
 114.♡.65.38  
미미한 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라 광야...2 후기를 올려야겠군요~^^

노동의 소회랄 게 있겠습니까?
저같은 타워 크레인 기사는 보직이 보직인지라 군림하려는 속성이 있어서 항시 스스로를 경계한답니다.여러 팀이 있어서 수십 명이 타워 크레인을 중심으로 돌아가니까요.
이번에 목수 보조일 하며 반성도 많이 했고...^^*
광화문에 사무실이 있다니 지날 때 언제고 들릴께요~
양손을 무겁게 하고요~^^
건투를 빕니다~
김혜경 10-02-04 16:42
 112.♡.50.16  
이름을 눈여겨보게 되었어요
사진전 홈에는 처음 들어와서는
그냥 훑어보려다가
몇시간째 관람후기 보고있는데요

쭉~보다 보니 바람꽃이라는 이름을 찾게되네요

고맙습니다..

나눔에서도 뵙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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