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사진전 - 나 거기에 그들처럼
박노해 사진전 - 나 거기에 그들처럼

 
작성일 : 10-01-16 20:59
(비평적후기?)...저 흑백의 현장은 그때 어떤 색깔이었을까요?
 글쓴이 : 엘자 (124.♡.187.240)
조회 : 3,055  
안녕하세요?

태초이래로 빛이 있는 낮 동안에는
온 세상 만물이 자기 색깔을 지니고 존재합니다.
우리는 그 범주에 속해서 살고 있는 세상 식구들 중 하나이고요.

박노해 시인님은 평화운동가로서
중동의 각 분쟁지역을 다니면서 찍은 사진을
이번 전시를 통하여, 흑과 백의 빛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사진을 보면서 사진의 시적 분위기는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안개가 한겹 낀....그 장막 같은 것을 걷어내고 싶은' 답답한 기분도 느꼈어요.

왜 작가는 훅백으로만 보여주려할까? 
현장은 제각기 고유의 색깔을 함유하고 있을 텐데....
'나는 다른 색도 보고 싶다.  저 사진이 찍힌 현장은
그 때 어떤 색을 하고 있었을까하는
당연한 궁금증 앞에서 그런 것을 느낀 거지요....

삼라만상이 온통 색인데, 칼라를 보여주려 애 쓰는 것은,
사물이 가진 고유성을 보여주려하는 본연의 노력일텐데 하는 생각요. 

기존의 여느 사진작가가 자기가 찍은 사진작품을 목적하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모든 색을 제껴버린 채 흑과 백 회색으로만 대상을 제한한 사진을 보여준 것이라면
이번에는 이렇구나.. 저러네..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면 그만이었을 거에요.

하지만 박노해님이 보여주는 사진은, 폭격 맞은 까나마을, 쿠르디스탄,
레바논 남부의 헤즈블라 지역, 등 전쟁과 공포가 극명하게 존재하는 지역입니다.

비록 이런 곳이 아니라할지라도, 빛가운데 보여지는
삼라만상 그 어디가 제각기 자기 색깔 없는 곳이 대체 어디 있을까요?

총탄세례를 무수히 맞아 곰보가 되어버린 벽도
그 벽만의 역사와 삶을 담고 있는 고유의 색깔을 가지고 있겠지요.
칼에 찢긴 헤즈볼라 깃발이라 할지라도 깃발만의 색깔이 있는 거구요.

이 것들을 칼라사진으로 표현했다해서 가볍거나, 고차원적인 미학이 부족하다고 생각진
않아요. 순간과 현장성과 그 찰나의 고유성이 있기에 작가도 현장을 찾는 것이라 생각하고요.

저는 나눔문화에서 벌이고 있는 평화운동에서도 문외한이라 잘 모릅니다.
하여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그곳의 연구원이나 회원들에 비해서 이해가 부족했고요.

잘 모르는 중동지방에 대한 상식을 넓혀야 되겠다 싶어서 사진 보다는 박노해님의
생각과 현장에 대한 설명이 많이 들어간 매개체를 고르다보니 일부러 책을 사게 되었습니다.

웬지 힘들고 편치 않았던 사진을 볼 때 보다는
개인적으로 책이 더 편했고, 원하는 느낌을 더 많이 얻어서 다행이었답니다.

많은 분야에서, 인류는 1970년 대 쯤에서 거의 발전을 이루었다는 말씀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그같은 맥락에서 카메라에 대해서 한마디 의견을 더 말하려 합니다.

카메라 기술의 미 발달로 인해 상만 찍을 수 있는 기술 밖에 없었을 때는
어쩔도리가 없었겠지요. 그게 그 당시의 한계점인 거지요.

그러나 칼라 사진기의 발달로 사물의 본 모습을 보다 가깝게, 나아가서는
고유의 칼라까지도 푠현할 수 있다는 것은 표현과 재현의 발로로서의 좋은
발명이요. 자연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시원한 발명이라고 봅니다.

긴 설명 필요없이, 옷 입은 거, 갓구운 노릿한 빵의 색깔, 머리모습, 포탄 속에서 부서져야만 했던
허물어진 담장의 얼룩 등등 삶의 고뇌가 묻어있는 흔적을 즉 색깔로도 보고 싶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사실적으로 더 잘 전달되려면 칼라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고요
이는, 사진이 사진으로서의 제 몫을 좀 더 잘 한다는 것에 다름 아니라 생각했습니다. 

작가는 10여년간 평화운동가로서 분쟁지역을 누비면서 현장의 색깔을 수없이
봤을 텐데 우리에게는 왜 흑과 백, 회색으로만 보기를 원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사진을 보는 내내 도무지 불편하고 갑갑한 그 감정의 무게가 결코 저를 편히 놔두지를 않았습니다.

박노해님! 다음에는 다양한 빛과 색깔을 적나라하게 내뿜는 
현장 사진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혹시 다시 한번 사진전에 들리게 되면 인사드리겠습니다.


추신
1/15일, 저녁 8시에 있었던 작가와의 대화가 끝났을 때 데스크에서 작가와의 대화를
녹음했냐고 물었을 때 어물쩍 넘기고 귀가했는데요. 부담드려서 미안합니다.

박노해님의 말은 그 내용들이 오랜동안 사유하고 사색한 결과물이라서 그런지 
내용이 하도 단단하고, 촘촘해서 줄거리 있는 이야기 기억하듯이 기억할 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하여  저는 박노해님의 '작가와의 대화'를 기억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이해하는 용량도 부족한 아줌마인데다가 건망증도 심한 사람이라서요....
본의 아니게 신경을 쓰게 해드렸다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제 어찌 '노동의 새벽을 연 우리들의 가장 빛나는 자산'인
새벽별 같은 박노해님과 나눔문화측에 염려 끼칠 만한 일을 하겠습니까?
걱정하실 만한 일은 없을 거에요. 감사합니다.

라 광야여 영원하라
샬롬, 평화가 있기를 빕니다.

바람꽃 10-01-18 16:58
 114.♡.65.38  
색...
태양 아래의 모든 색은 그 태양에 대한 반발감 때문이란 글을 본 적 있네요~
색으로 넘쳐서 현란한 요즘 불편하고 갑갑한 그 감정의 무게를 느끼셨다면 정말 감상을 잘 하신 거라고 봅니다.
처음 갔을 땐 저도 그러했고 두 번째 갔을 땐 아이들의 웃음과 사람들의 존엄이 보이더라구요.

작가와의 대화에서 시인이 자품 선별 기준을 말하더군요~
충격적이고 미학적인 것은 배제한다.
텔레비젼에 보여지는 일상적인 것들도 배제하고 일상,역사,위엄,긴장이 깃든 사진으로 전시한다~

컬러 사진도 많다니 담 전시회도 기대하자구요~^^
아,너무 색에 집착 마세요.자칫 그 너머를 못 볼 수 있으니까요~
이 기회에 부산의 최민식 선생님 사진도 권해드립니다.
아마 그 분도 필카와 흑백으로 민초들을 찍으실테니까요~
<종이거울 속의 슬픈 얼굴>을 권하는데 그 결기를 느끼실 거예요.
그리고 흑백 영화...음, 장 뤽 고다르의 영화도 한번 보시구요~^^

전 스텝이 아니고 같은 관람자랍니다.
무례했다면 용서를...

추신...전 수첩을 항시 갖고 다닙니다.
어제의 작가와의 대화도 모두 메모했어요.
오랜 습관의 결과...역시 몸이란 생각 드네요~
샬롬,평화가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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