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사진전 - 나 거기에 그들처럼
박노해 사진전 - 나 거기에 그들처럼

 
작성일 : 10-10-15 17:39
[작가와의 대화 4] 부모로서 해줄 단 세 가지
 글쓴이 : 나 거기에 (211.♡.149.164)
조회 : 15,133  



작가와의 대화에서 많은 분들이 아이들 교육문제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해주셨는데요.

꽉 막힌 진로고민에 답답해하는 학생,

아직도 꿈을 찾는게 꿈이어서 억울한 20대,

제도교육의 병폐 속에서 점점 무력감을 느끼는 선생님과 학부모님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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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으로 치닫는 세상에서 어떻게 아이들과 함께 우리의 영혼을 지켜나갈지,

정직한 절망으로 질문하고, 새길을 찾는 분들의 눈동자는

별처럼 빛나 보였습니다.

 

박노해 시인은 오랜 침묵절필 끝에 12년 만에 발표한

신작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에 실린 시,

'부모로서 해줄 단 세 가지'를 낭송하는 것으로 그 간절함에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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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부모로서 해줄 단 세 가지 박노해

 

무기 감옥에서 살아나올 때
이번 생애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내가 혁명가로서 철저하고 강해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허약하고 결함이 많아서이다

 

하지만 기나긴 감옥 독방에서
나는 너무 아이를 갖고 싶어서
수많은 상상과 계획을 세우곤 했다

 

나는 내 아이에게 일체의 요구와
그 어떤 교육도 하지 않기로 했다
미래에서 온 내 아이 안에는 이미
그 모든 씨앗들이 심겨져 있을 것이기에

 

내가 부모로서 해줄 것은 단 세 가지였다

 

첫째는 내 아이가 자연의 대지를 딛고
동물들과 마음껏 뛰놀고 맘껏 잠자고 맘껏 해보며
그 속에서 고유한 자기 개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자유로운 공기 속에 놓아두는 일이다

 

둘째는 '안 되는 건 안 된다'를 새겨주는 일이다
살생을 해서는 안 되고
약자를 괴롭혀서는 안 되고

물자를 낭비해서는 안 되고

거짓에 침묵동조해서는 안 된다

안 되는 건 안 된다! 는 것을

뼛속 깊이 새겨주는 일이다

 

셋째는 평생 가는 좋은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자기 앞가림은 자기 스스로 해나가는 습관과

채식 위주로 뭐든 잘 먹고 많이 걷는 몸생활과

늘 정돈된 몸가짐으로 예의를 지키는 습관과

아름다움을 가려보고 감동할 줄 아는 능력과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홀로 고요히 머무는 습관과

우애와 환대로 많이 웃는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그러니 내 아이를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유일한 것은

내가 먼저 잘 사는 것, 내 삶을 똑바로 사는 것이었다

유일한 자신의 삶조차 자기답게 살아가지 못한 자가

미래에서 온 아이의 삶을 함부로 손대려 하는 건

결코 해서는 안 될 월권행위이기에

 

나는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자 안달하기보다

먼저 한 사람의 좋은 벗이 되고

닮고 싶은 인생의 선배가 되고

행여 내가 후진 존재가 되지 않도록

아이에게 끊임없이 배워가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저 내 아이를

'믿음의 침묵'으로 지켜보면서

이 지구별 위를 잠시 동행하는 것이었다


  박노해 사진전 <나 거기에 그들처럼>展   www.likethem.kr


  전시기간 | 2010년 10월 7일(목) - 10월 25일(월)
  전시장소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본관
  관람시간 | 오전 11:00 - 오후 8:30 (금,토,일은 9시까지)
  관 람 료 | 3,000원 (6세 이하 65세 이상 무료)
  작가의 뜻에 따라 사진전의 수익금은 글로벌 평화나눔과 생명을 살리는 일에 쓰입니다

  다음 작가와의 대화는 10월 14일(목), 10월 21일(목) 오후 6시 30분에 있습니다.

  작가와의 대화 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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